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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선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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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숲2


수녀원 입회 후 몇년 지나 계양산 진입로에 느티나무가 심겼다. 


그러니 이 아이들도 이십년은 족히 자랐지.


서로의 팔을 하늘로 뻗다가 드디어 어느 지점에서 서로 이마를 맞대어 터널을 이루었다.


이십년을 자라며 땅의 숨결을 머금고, 산골짝의 바람을 머금고, 산 그늘을 머금었다.


그리고 더운 여름 산길을 오르는 이들의 쉼이 되어 준다.


사람들은 나무들의 날숨으로 청명함을, 개운한 시원함을, 숲의 향기를 느낀다.


남을 풍요롭게 하는 이십년!


나의 수도 생활도 이들과 같이 이십년이 훨씬 지났는데 무얼 날숨으로 내어 놓는가 긴 생각에 잠긴다.


들숨은 무엇이었는지? 주님의 사랑이었다면 내 삶은 사랑으로 빛나야 할 터인데.


연피정 동안 묵주알 굴리며 오른 계양산의 나무그늘이 내게 많은 질문을 쏟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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