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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방 친구 어머니

작성자

최성옥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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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옆 방 친구 어머니


  옆 방 친구 라파엘이 떠난지 언 50일이 다가온다. (본원에서 잠시 함께 살 때, 수녀님 침실은 바로 내 옆방이라 우린 서로 옆방 친구로 호칭하며 통했다.) 세월은 남은 사람들에게 참으로 흐르는 물과 같이 유유히 흘러간다. 오늘 2021년 1월 30일 본가 가족들과 서울 분원 공동체에서 사십구제를 앞세워 송추에 있는 수녀님을 방문한다. 사십구제는 가톨릭과 무관한 불교의 전례지만, 오랫동안 한국인 정서와 생활에 익숙한 관습이라 때로 가톨릭 신자들도 덩달아 따르는 행사이다. 전례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도 일견 중요하겠지만, 그리운 사람들의 방문을 옆방 친구 라파엘이 얼마나 기뻐하고 좋아할지 그려진다. 참담한 그녀의 종말을 확인한 그 날 그 시간, 함께 침식을 같이한 우리는 모두 혼비백산이었다. 그리고 이 엄청난 현실을 어떻게 그녀의 어머니께 전해야 할지 전전긍긍 심정이었다. 그래도 알려야만 하지 않는가? 책임(분원장급) 수녀님이 전화번호를 누르자 수화기 너머 저쪽에 어머니께서 받으셨다. 정말이지 수녀님은 입과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하셨다. 누군들 안 그랬을까? 이 엄중하게 직면한 현실 앞에서. “어머니 저..., 저..... 어머니 저..., 저...” 몇 번을 반복하다가 “하느님이 라파엘 수녀님을 데려가셨습니다.”라고 하였더니 어머니께서 너무나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 라고 짧게 대답하셨다. ,.” 그 짧은 대답을 듣는 그 순간 책임 수녀님은 가슴과 입에 매달린 천근 쇳덩어리를 내려지는듯한 심정이었다고 한다. 삼우미사를 마치고 어머니께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셨다. 그 날 수녀님의 죽음을 알려 오던 그 시간에 당신은 소속 성당에서 실시하는 성경 공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사야서를 통독하고 있었고, 그 이사야에서 “감사”라는 내용이 읽던 중이었고, 어머니 자신도 모르게 “아,네.” 하셨다고. 그러면서 모든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이셨다. 지난 해 연말 서울 공동체에서 어머니와 두 남동생을 초대해 서로 위로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수녀님들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가족은 수녀님들을 위로하는 정말 따듯한 자리였다. 어머니께서 참으로 고마워하시고 기뻐하시며 인연이 되는대로 자주 오고 싶다고 하셨다. 장례와 삼우 연말 초대의 그 자리에서 시종일관 조용히 차분히 임하시는 예사롭지 않는 비범한 어머니의 신앙에서, 성령의 그느르심과 함께, 효심 가득한 딸 라파엘표 전구를 감지할 수 있었다.

“Dont worry 옆방 친구!


그대 어머니는 하느님 힘 예수님 빽으로 잘 지내실 것 같어~


잘 봤지 삼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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